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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착한기부' 대신 '착한소비' 선택할 권리도 소중
  • 기사등록 2020-05-28 00:05:31
  • 기사수정 2022-01-27 19:3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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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기장뉴스DB기장군은 지난 25일부터 군청과 도서관, 보건소, 읍·면 행정복지센터 등 공공청사에서 기부 감사 순회 사진전을 개최하고 있다.


알려진 것처럼 기장군과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지난 3월 30일부터 코로나19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을 돕기 위한 착한 기부 ‘기장형 나눔 챌린지’사업을 운영 중이다.


연일 지역주민, 단체들의 기부가 이어지고 있으며 기장군은 이를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민들의 생활지원금으로 지원해 따뜻한 온기를 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챌린지는 기장군의 발표대로 ‘위기 속에서 이웃의 어려움을 지나치지 않고 서로 도와가는 환난상휼의 실천이며, 개인과 지역을 살리는 주요한 원동력으로 후손들에게까지 이어져야 할 덕목’이 분명하다.


그러나 이번 순회사진전을 보는 편치 않은 마음도 있음을 헤아리기 바란다. 초기에 기장군의 나눔챌린지는 기부에 참여한 군민과 소비에 참여한 군민 사이에 위화감을 조성할 수도 있다는 조심스러운 우려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은 코로나19라는 재난을 만나 어려움을 겪는 전 국민을 위한, 말 그대로 ‘재난지원금’이다. 전 국민이 재난을 당한 당사자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기장군의 나눔챌린지가 상부상조를 미덕으로 삼는 우리 민족의 전통을 되살리는 좋은 취지임에 틀림없으나, 선택은 전적으로 재난 당사자인 군민의 자유의사에 맡겨야 한다. 


정부의 재난지원금을 받아 든 대다수 기장군민들은 모처럼 가족 외식도 즐기며 소비의 기쁨을 맛보고 있다. 또 폐업위기에 몰렸던 지역소상공인들의 숨통을 다소나마 틔워주며,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긴급재난지원금이 “국민들께 큰 위로와 응원이 되고 있어 매우 기쁘다”면서 “골목상권과 소상공인들에게도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고 있다”고 평가한 사실을 유심히 볼 필요가 있다.


관련 보도를 보면 문 대통령은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재난지원금이 소비로 이어져 소상공인 대출감소폭이 둔화됐고, 카드매출은 작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군은 ‘기장형 나눔 챌린지’를 위해 군 홈페이지와 군·읍·면에 기부창구를 마련해 놓고 온라인과 오프라인 기부를 받고 있다. 기부 챌린지에 동참한 군민을 위해 홈페이지에 인증샷 업로드 코너도 개설해놓았다. 


그런데,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기부캠페인의 홍보와 기부 독려를 위한 순회사진전은 이른바 ‘착한기부’를 강요하는 모양새로 비칠 우려가 있다. 


보다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기장형 나눔 챌린지’에 동참한 군민이 ‘착한기부자’이듯이, 가정의 소소한 행복과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해 소비를 선택한 군민도 ‘착한소비자’가 될 수는 없을까.


예로 든 국무회의애서 문 대통령은 “재난지원금의 목적 중 하나였던 소비 진작의 효과가 현실화되고 있는 셈”이라며 “국민들께서 어려운 국민 경제에 보탬이 되기 위해 재난지원금을 적극적으로 소비해 주신 덕분”이라고 덧붙였다.


일부 군민은 "사진전은 챌린지 기간이 끝난 뒤에 개최해도 늦지 않을 뿐더러 그 감동이 반감되지도 않을 것"이라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16만 기장군민은 코로나19사태 초기에 기장군이 귀하디귀한 마스크를 전국 최초로 무상 배부했을 때의 고마움과 감동을 잊지 않고 있다. 타 시군구의 지인들로부터 기장군으로 이사하고 싶다는 부러운 시선을 받으며 자부심을 한껏 느꼈다.


기장군은 ‘기장형 나눔 챌린지’를 두고 ‘위기 속에서 이웃의 어려움을 지나치지 않고 서로 도와가는 환난상휼의 실천은 개인과 지역을 살리는 주요한 원동력으로 후손들에게까지 이어져야 할 덕목’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군민의 우려가 발생한다. 


기장군의 그러한 논리가 기부에 동참하지 않을 경우, ‘후손들에게까지 이어져야 할 환난상휼의 정신을 외면하고 지역을 살리는 주요 원동력을 외면하는 군민’으로 비치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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